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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ly 15, 2020

車부품 수출라인은 셧다운…강소기업마저 회생신청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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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는 車생태계 (上) ◆
이달 3일 찾은 부산시 지사동 자동차 부품 협동화단지에 위치한 한 부품사 공장에 임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부산 = 이종혁 기자]
사진설명이달 3일 찾은 부산시 지사동 자동차 부품 협동화단지에 위치한 한 부품사 공장에 임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부산 = 이종혁 기자]
지난 3일 오전 부산시 강서구 지사동 자동차 부품 협동화단지. 평일인 금요일이었지만 대부분 업체는 셔터가 굳게 닫혔다. 그나마 설비를 돌리며 부품을 만들던 공장은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사 중에서도 잘 알려진 성우하이텍 지사공장(차체 부품 생산), 동은단조(차량용 베어링 생산) 등 두어 군데에 불과했다. 어색할 정도의 적막감이 공단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지사동 부산자동차부품협동조합 복지관 내 구내식당은 점심시간이 가까운 오전 11시를 넘겨서도 여성 조리직원 한 명 외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이 직원은 "매일 점심 때면 이곳에서 식사하는 인근 공장 직원은 130명이 넘었다"며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한) 5월부터는 공장 휴업이 잦아지며 식당을 찾는 인원도 100명대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복지관 뒤편에는 올해 초까지도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 중소기업 공장이 있었으나 가동을 멈췄고, 한 달 전부터 공장 임대광고가 나붙었다고 한다.

고요한 지사동 자동차 부품 단지는 벼랑 끝에 선 부산 자동차 산업의 단면이다. 사업체 252개, 종사자 1만2000여 명으로 이뤄진 7조1200억원(연간 출하액 기준) 규모의 부산 자동차 산업 생태계는 지난 2~3년간 경기침체에 이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부도가 잇따르기 시작했다.

오린태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5월에 완성차 1차 협력사 1곳이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고, 이어 지난달에는 2차 협력사 여러 개가 폐업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부산·대구에서 수십 년 역사를 쌓은 자동차 부품사의 부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현대차 2차 벤더로 40년 넘게 차체·섀시 부품을 공급해온 삼풍공업이 최종 파산했다. 1998년 설립됐고 지난해 고용노동부 선정 강소기업 명단에도 올랐던 경북 성주군의 자동차 부품사 대광단조도 5월 대구지법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들 기업의 부도 절차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이들이 오로지 코로나19 때문에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와중에 코로나19가 충격을 더하며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 소재 완성차·부품 업체의 최근 수출 통계는 이 같은 증언을 뒷받침한다. 부산시에 따르면 2018년 부산의 완성차,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각각 23억달러(약 2조7530억원), 5억6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4%, 12.5% 감소했다. 지난해 역시 각각 15억1000만달러, 5억1500만달러로 2018년보다 34.4%, 9.1% 줄었다. 올해 1~5월 누적 집계로 보면 완성차 수출은 2억달러, 부품 수출은 1억6600만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69.1%, 27.2% 급락했다. 미국 수출은 아예 `제로(0)`가 됐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20년 5월 부산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5월 8731만달러어치 승용차를 미국으로 수출했지만 올해 4월에는 5만달러로 주저앉았다. 5월에는 단 1달러도 수출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를 연간 10만대까지 수탁 생산하던 계약이 3월 끝나고 후속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부산 지역 자동차 업계는 근무·인력을 조정하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곳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 관계자는 "일감이 줄어 근무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꿨다"며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지고 있어 조만간 주 5일 가동 대신 주 4일 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품사 대표는 "코로나19로 해외 발주가 없어 수출용 부품 생산라인은 아예 멈췄다"면서 "주 3일 공장을 가동하는데 지난해에 비해 생산이 30%밖에 안 돼 고정비용을 빼면 매달 적자가 나는 상황"이라며 한숨 지었다.

부산 자동차 기업들은 하반기 부도 급증을 염려하고 있다. 최근 업황 부진으로 금융사 대출도 쉽지 않다. 부산상공회의소가 `3분기 부산 제조업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경기전망지수는 26으로 IMF 외환위기(1998년 3분기) 당시 48보다도 낮은 최저치를 찍었다. 경기전망지수는 100 이상이면 호황, 미만이면 부진이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자동차 부품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이 나빠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를 견디지 못하고 연말에는 망하는 자동차 부품 회사가 불어날 것"이라며 "기간산업으로서 자동차 업종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미국 등 선진국처럼 국책 은행이 직접 나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완성차 수출 부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역 자동차 생태계 자체가 송두리째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재고 쌓기, 공장 정비 등을 명목으로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근근이 버텼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혔다. 부산 자동차 부품 업계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부품 생산량이 60% 넘게 줄었다며 이런 상황이 하반기까지 계속되면 상당수 기업이 버티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재운 부산상의 조사연구본부장은 "외환위기 당시 하루에 수십 개씩 기업이 부도가 났는데 그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니 하반기 부산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정말 걱정스럽다"며 "상반기에 지역 내 업체 2곳은 각각 10명 정도의 직원을 내보냈고 부산 자동차 부품 업체 중 75%가 하반기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어 대규모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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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5, 2020 at 03:4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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