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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13, 2020

키움 허민 의장을 바라보는 야구계의 분노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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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의 사람 ‘인’사이드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2019년 2월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 꾸려진 키움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 투수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피오리아/연합뉴스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2019년 2월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 꾸려진 키움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 투수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피오리아/연합뉴스
“구단을 사유화 하고 자신의 놀이터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 프로야구 이순철 해설위원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담담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 위원은 손혁 감독이 사퇴해 파문을 일으킨 8일, 광주서 열린 한화-기아전 생방송 중 “야구인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 감독을 해임한 사람이 감독해야 한다. 그 사람의 눈에는 마음에 드는 감독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라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 이 위원이 칭한 ‘누군가’는 바로 키움 구단 이사회의 허민 의장이다. 허 의장이 구단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야구계 정설이다. 하송 키움 대표이사가 허 의장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이번 손혁 감독 사퇴 배후에도 허 의장이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위원은 “임명권자가 감독을 언제든 해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방법과 시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며 “허 의장이 구단 밖에서 구단의 모든 것에 관여해 쥐락펴락하려고 한다. 그러기 때문에 비 선수 출신을 감독으로 앉힌 것 아닌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허 의장을 향한 야구계의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허 의장은 지난해 훈련을 마친 키움 퓨처스 선수를 상대로 피칭 연습을 한 이른바 ‘갑질 야구’ 사건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근엔, 올해 1군 선수를 상대로도 피칭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키움 구단 쪽은 ‘손혁 감독은 자진 사퇴이고,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피칭을 지켜본 정도’라는 입장이다. 허 의장을 둘러싼 논란에 케이비오(KBO)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8년 키움(당시 넥센) 이장석 구단주가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받자 케이비오는 그를 영구제명시킨 바 있다. 하지만 허 의장의 경우 외형상 구단 밖 인사인데다, 그의 행동이 법적으로 문제인지는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날 케이비오 관계자는 “허 의장이 구단 운영에 관여했다는 정황과 일반적이지 않은 기행을 두고 제재를 하기는 어렵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도 답답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선 별다른 조처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하는 등 허 의장의 야구 사랑은 남다르다. 일구회 대상을 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애정이 지나치면 집착이 된다. 자칫 팀이 내부로부터 무너 질 수도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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