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만나 차세대 배터리 개발·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이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가 내년 양산할 첫 EV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차량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냈다.
세계 1위 EV 기업 테슬라와 중국 1위 배터리 기업 CATL 간 동맹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 조사기관 EV세일즈 집계를 보면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총 8만8400대를 팔아 점유율 29%를 기록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3만9355대를 팔아 점유율 13%로 2위, 이어 폭스바겐(3만3846대·11%), 현대·기아차(2만4116대·8%), 비야디(BYD·1만8834대·6%) 순이다.
일본에서는 파나소닉이 도요타와 배터리 동맹을 맺었다. 세계 최고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는 LG화학은 현대차부터 미국 포드, 폭스바겐, 중국 지리자동차 등 내로라하는 완성차가 모두 고객사다. GM과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각각 1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셀 공장을 합작하기로 했다. 현대차와도 동남아시아 합작 계획이 무르익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만 해도 완성차는 셀을 받아 배터리 팩을 조립한 뒤 차량에 탑재했지만 EV 수요 증가에 안정적 공급이 어려워졌다"며 "이제는 아예 배터리 셀 공장 신규 건설과 R&D 단계부터 완성차가 투자하면서 완성차는 장기 물량을 확보하고 배터리사는 수조 원의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 일반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글로벌 합종연횡이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붕괴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미 부품 수요가 내연기관차보다 적은 EV가 대세가 되면서 국내 부품사의 2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기업 간 합작사들이 세계 주요 시장에 자리 잡게 되면 국내 부품사들은 심각한 먹거리 부족을 각오해야 할 처지다.
국내 친환경차 부품사의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벤츠 같은 독일 기업이나 일본 완성차들은 말단 부품부터 현지 부품사를 쓰도록 요구한다. 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뚫으려면 이들이 납득할 수준의 기존 해외 납품 실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연합이 활성화할수록 국내에서 수출하는 부품은 줄어든다. 중소 부품사는 아예 공급망에 끼지도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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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9, 2020 at 03:4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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