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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ly 15, 2020

7월 車부품 수출 34% 뚝…자금지원 없으면 공장 멈출수밖에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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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는 車생태계 (上) ◆

국내 자동차 산업 기반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붕괴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진단이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초(1~10일) 전체 수출액은 13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하면서 나름 선방했음에도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 수출은 34%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7월 10일까지 누적 기준 자동차부품 수출 규모는 작년 동기보다 28.5% 줄어들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절벽이 연쇄적인 부품사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국내 부품 회사는 1차 협력사 850개, 2·3차 협력사 8000여 개 등 총 1만개 안팎으로 추산된다. 유발하는 생산액은 모두 100조원, 직접 고용 인원은 26만명에 달한다. 이미 대부분의 부품사는 경영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매일경제가 최근 자동차부품 회사 55곳의 경영 환경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3개 항목 복수 응답)를 실시한 결과, 현재 기업 환경에서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는 `해외 수출 물량 감소`(38곳·23%)가 손꼽혔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장들의 가동 중단과 함께 소비심리마저 위축된 탓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7200만대로 전년(9026만대) 대비 20%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올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 또한 약 20% 감소한 320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또 부품사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가중`(32곳·19.4%), `신규 자금 조달 애로`(29곳·17.6%), `주 52시간제 본격 시행`(18곳·10.9%) 등이 경영 애로 사항이라고 답했다. 수출길이 막혀버린 탓에 공장을 세워야 하는 판국인데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과 높은 은행권 대출 문턱, 주 52시간제 전면 시행 등으로 고통이 가중된다는 목소리다. 이 밖에 `은행의 대출상환 촉구`(7곳·4.2%), `완성차 회사의 전기차 전환 가속화`(5곳·3%), `강성 노조 경영 압박`(4곳·2.4%) 등도 함께 거론됐다.

고문수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부품 업체 1곳이 부도나서 공장을 멈추면 완성차 제조 업체까지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자동차 산업의 현실"이라며 "정부에서 일선 금융 지원 기관들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미래가치 등을 반영해 차질 없이 지원하고 있는지 살펴봐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부품 업체들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선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자동차 산업 유동성 공급 확대 △주 52시간제 시행 예외 적용 △기업 세금 유예 및 감면 확대 △고용유지 시 정부 지원금 조건 완화 등을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내 전체 산업 일자리 중 7.1%인 190만3000명을 차지하는 자동차·부품 업계가 무너진다면 그 파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품 업계를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산업 구조조정과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업종 전환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국내 부품 업체들이 수직 하도급 구조제도하에서 낮은 영업이익률, 연구개발(R&D) 투자 미흡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버린 탓에 수년간 위기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오래전부터 전속거래제도가 자리 잡아서 완성차 업체 성장기에는 부품 업체들도 동반성장했지만 최근 침체기로 돌아서면서 부품 업체들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며 "국내 부품 업체들은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자립 경영 역량마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가별 자동차 산업 R&D 투자 규모는 독일 49조원, 일본 32조원, 미국 27조원, 한국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독일 자동차부품 업체 보쉬가 한 해 7조원 이상 투자하는 반면 한국 부품 업체들의 연구개발비는 2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과거 금융위기를 계기로 대규모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첨단 기술 업체를 1200곳 이상 육성했고 일본도 2014년 게이레쓰(계열사) 중심 수직 하도급구조에서 탈피해 전장부품 업체가 대거 늘어났다"며 "국내에서는 더 나아가 자동차 산업 구조 개편과 사업 고도화에까지 머리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생산 물량이 30% 이상 줄었는데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까지 더해져 적자를 내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부품 업체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부품 업체들은 영업이익률이 2~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동안 R&D 분야에 거의 투자하지 못했다"며 "미국·일본 부품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산학 협력 등으로 전문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 수소전기차 패러디임 변화에 발맞춰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국내 완성차·부품 업체들에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에 따라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드 사태 이후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국내 부품 업체들도 지난 3~4년간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해왔다"며 "이제는 퇴출시킬 업체는 퇴출시키고, 살아남을 업체는 더욱 크게 만들어주는 구조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계만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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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5, 2020 at 03:4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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