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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12, 2020

전기차 소재부품 이상없다… 공급부터 재활용까지 완벽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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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뒤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한 배터리 생태계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희귀 광물 등 원재료 공급부터 완성차 탑재, 폐배터리 활용까지 ‘친환경’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생태계다. 해외 의존도를 낮춘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완성에 이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무역 침체에도 배터리는 굳건히 버텼다.

흔히 ‘배터리 제조사’로 분류되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은 배터리의 셀, 모듈, 팩을 생산한다.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의 소재를 알루미늄 케이스에 넣은 형태다. 셀을 일정한 개수로 묶어 프레임에 넣으면 모듈, 모듈에 냉각 시스템 등의 제어 장치를 붙여 전기차에 장착되는 형태가 팩이다.

배터리는 소재 부문에서부터 협업이 시작된다.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인데 이 가운데 양극재는 배터리 원재료 가격의 30~40%를 차지한다. 니켈, 망간, 코발트 등 양극재에 들어가는 희귀 금속의 가격 변동이 급격히 이뤄지기 때문에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배터리 가격 안정화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제조사들은 계열화를 선택했다. LG화학은 양극재의 25~30%를 내재화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LG전자로부터 분리막을 공급받아 다변화와 안정화를 동시에 이뤘다. LG전자는 현재 가동 중인 충북 청주의 분리막 공장 외에도 폴란드 브로츠와프 분리막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수직계열화를 선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부터 분리막을, 최근 SK그룹에 편입된 SK넥실리스로부터 음극재의 동박을 공급받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안정적인 소재 공급을 보장받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니켈과 코발트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호주 광물채굴 업체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AM)와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지난 2월 양극재 생산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하기로 결정하는 등 소재 안정성 확보에 나섰다.

LG화학(왼쪽)과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셀을 들고 있다. 각사 제공

완성차와의 합종연횡도 현재진행형이다. 완성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 배터리 제조사는 투자 비용을 분담할 수 있고 완성차 업체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산업은 대표적인 기술집약 산업으로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맞춰 배터리를 조달하는 게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별 특이사항을 반영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도 몇 곳 없다”며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의 지난 3월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37.6%였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동기 16.3%의 시장점유율에서 급속 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배터리 3사가 유럽의 생산기지 증설 현장에 인력을 보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LG화학은 폴란드,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는 헝가리 증설 현장에 지난 4월 직원을 급파했다.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 기간 물량을 비축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기 위함이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일정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는 제조사는 많지 않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연합을 원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LG화학은 중국 지리자동차와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눠 연간 10GWh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현재는 공장 부지를 물색하는 단계다.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도 순항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자본금 440억원을 납입하는 등 지난 4월 착공에 들어간 공장에 적극 투자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합작 법인을 설립, 지난해 12월 공장을 준공했다. 삼성SDI는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에 신중한 모양새지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삼성SDI의 천안 사업장을 함께 방문하면서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이 점쳐진다.

사진=게티이미지

곧 다가올 미래에 대비한 폐배터리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5~10년이 지나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낮아져 교체해야 한다. 동일한 양의 전기를 충전해도 배터리가 이를 수용할 수 없어 완충이 어렵고 충전 속도도 느려지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이면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올해의 45.9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폐배터리 활용 방안은 크게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나뉜다. 재사용은 배터리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도를 바꿔 사용하는 것이다. 전기차에 사용된 배터리를 ESS(에너지저장 시스템)에 활용하는 것이 일례다. 폐배터리 충전 능력이 초기 대비 70~80%만 유지돼도 ESS에 활용할 수 있다. 재활용은 폐배터리에 화학적 변화를 가해 활용하는 것으로 니켈, 코발트 등의 원료를 추출해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사용하는 식이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환경적 측면에서도 폐배터리 활용은 필연적이다.

LG화학은 지난해 2건의 업무협약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에 나섰다. 호주의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인바이로스트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가 폐배터리를 인바이로스트림에 제공하면 인바이로스트림은 폐배터리에서 사용 가능한 원료를 추출해 LG화학에 넘기고 LG화학은 이를 새로운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한다. ESS 재사용을 위해서는 르노삼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폐배터리 양극에서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SDI도 중소·중견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폐배터리를 활용 중이다.

다만 본격적인 폐배터리 시장이 열리기 전에 정확한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의 폐배터리는 지자체에 반납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 모두가 폐배터리의 중요성을 알지만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할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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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3, 2020 at 02:0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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